이원준 롯데쇼핑 대표가 중국에서 유통사업 부진 탈출을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이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지기업과 손잡고 유통매장 운영만 맡는 방식으로 새롭게 유통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
|
▲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 |
롯데백화점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신그룹(CITIC GROUP)과 합작 소매유통 운영회사 설립 기념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중신그룹은 중국 국영기업으로 금융서비스·에너지·부동산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간 60조 원에 이르는 매출을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합작 회사를 통해 현재 중신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상하이 ‘타이푸광장’ 쇼핑몰을 2017년 상반기부터 대신 경영한다.
중신그룹이 2017~2019년까지 추가로 지을 3개 쇼핑몰의 운영권도 롯데백화점이 갖는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합작사 설립 기념식에서 “중국 굴지의 중신그룹과 손잡고 중국 경제의 중심인 상하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면 향후 중국사업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유통 1위 기업인 롯데의 노하우를 활용해 중국에서 좋은 이미지를 심고 국내 우수기업의 판로 개척도 돕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상하이 쇼핑몰에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패션브랜드와 유명 식음료(F&B) 브랜드를 입점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최대 도시에 쇼핑몰을 운영하게 된 만큼 면세점과 마트 등 현지에 진출한 다른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합작은 상하이 쇼핑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신그룹 측에서 먼저 요청해와 성사됐다.
롯데백화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
|
|
▲ 롯데백화점이 2017년 상반기부터 운영하게 된 중국 상해 '타이푸광장' 쇼핑몰. |
업계 관계자는 “중국 유통 트렌드 중심이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옮겨가고 있다”며 “쇼핑몰 인프라가 구성된 상태에서 운영만 맡을 경우 인허가 부담도 없고 투자비용도 훨씬 적어 외국 기업인 롯데 입장에서는 사업확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현지업체와 합작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이랜드그룹이 1월에 개점한 상하이 쇼핑몰(팍슨-뉴코아몰) 1호점은 현지업체가 운영했을 때보다 매출이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모두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유통 사업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합작은 부담을 줄이고 현지에서 유통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롯데백화점 매장도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중신그룹 외에 위탁운영 방식의 합작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