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보험회사의 새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2021년부터 국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진 원장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제회계기준 2단계의 기본서가 2017년 상반기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기준서 발표시점으로부터 3년 뒤에 도입된 전례를 감안하면 2021년부터 국내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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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보험회사들은 2020년부터 국제회계기준 2단계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해 왔는데 진 원장이 직접 2021년을 유력한 시점으로 꼽은 것이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는 국제회계기준원(ISAB)에서 발표하는 보험회사의 글로벌 회계기준인데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의 금리 대신 시가(현재 시점의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현재 시장금리가 1%이고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금리가 10%면 보험회사는 이전보다 9%포인트만큼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회사들은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책임준비금을 42조~50조 원가량 추가로 적립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지급여력(RBC)비율이 2014년 말 311%에서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 이후 83%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진 원장도 “보험회사들의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본을 정확히 얼마나 더 늘려야 할지 지금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상당수의 보험회사들이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회사는 회계기준을 맞추는 일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진 원장은 국제회계기준 2단계의 도입시기를 2년 더 미루는 방안을 놓고 “금감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최근 국제회계기준원에 국제회계기준 2단계의 도입을 유예하는 기간을 한국에 한해 3년에서 5년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데 찬성한다는 뜻이다.
그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를 국내 보험업계에 연착륙시킬 수 있도록 업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