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카드는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1779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22.3% 늘었다.
삼성카드는 고금리 영향에 2023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순이익이 줄었는데 다섯 분기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더군다나 삼성카드는 카드업황이 부진하기 전인 2022년 1분기보다도 10% 가량 많은 순이익을 내는 동시에 시장 전망치도 훌쩍 뛰어 넘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가 올해 1분기 1500~1600억 원대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이 취임부터 줄곧 강조해 온 내실경영 기조가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전성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가 순이익 확대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1분기 대손비용은 17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다.
삼성카드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만큼 주주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결산 배당에서 2019년 이후 5년 만에 주당배당금(DPS)을 동결했다. 이는 순이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올초부터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나왔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삼성카드는 내실 위주 경영 기조와 보수적 리스크 관리에 따라 올해 안정적 실정 방어가 예상된다”며 “안정적 이익 체력과 과잉자본에 가까운 자본력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사장 취임 뒤 삼성카드의 순이익과 주당배당금 추이를 보면 순이익 확대 폭에 따라 주당배당금도 늘어났다.
▲ 정부는 5월2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카드 순이익은 2020년 3987억 원에서 2021년 5510억 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 때 주당배당금도 1800원에서 2300원으로 뛰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 추진된다는 점도 김 사장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고려할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5월2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가이드라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다.
증권가에서는 김 사장이 자사주 소각을 꺼내들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바라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결정을 기대했지만 삼성카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감안할 때 자사주 소각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카드는 상품자산 대비 레버리지비율이 약 3.0배에 불과해 다른 카드사 대비 과잉자본 상태에 있다”며 “자사주 소각 결정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바라봤다.
삼성카드는 발행주식수대비 7.9%에 해당하는 자사주 약 914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올해 주주환원 규모와 계획 등과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