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UMC와 타워세미컨덕터 등 중위권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해 TSMC 및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타워세미컨덕터와 대만 UMC 등 중위권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뛰어넘겠다는 목표 달성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1.8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뿐 아니라 활용 범위가 넓은 10나노대 이상의 구형 공정에도 역량을 집중해 공격적으로 외형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5일 “인텔이 2030년까지 TSMC에 이은 파운드리 2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며 연합군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최근 UMC와 공동으로 1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르면 2027년부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양산이 시작된다.
타워세미컨덕터도 인텔과 협력을 통해 미국 뉴멕시코 반도체 공장에 공동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설비에서 65나노 공정 기반의 이미지센서 등 제품 생산이 예정되어 있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이러한 ‘2티어’ 파운드리 업체들과 협력을 추진하는 목적은 고객사 기반을 다양화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인텔은 현재 개발중인 1.8나노(18A) 미세공정을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제품 생산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공정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 기반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인텔의 매출 규모를 늘리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인텔이 내세우고 있는 목표와 같이 2030년까지 삼성전자를 넘고 파운드리 매출 2위 기업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활용 범위가 넓은 구형 공정 반도체 물량을 수주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결국 인텔이 이러한 반도체 고객사 기반을 다수 보유한 UMC 및 타워세미컨덕터와 협력을 통해 외형 성장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 파운드리 업체들은 자체 생산 투자를 벌일 여력이 부족한 만큼 인텔과 협력하면 설비 증설에 들이는 부담을 덜고 기술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도 있다.
디지타임스는 14나노 이상 파운드리에 주력하는 글로벌파운드리도 앞으로 수 년 안에 인텔과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인텔이 중소 파운드리 업체와 연합을 통해 구형 파운드리 시장까지 진출을 확대한다면 TSMC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빼앗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구형 반도체 공정 특성상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데 인텔이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 원가 효율화에 충분한 성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꼽힌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인텔은 고객사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TSMC 대만 공장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구형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바이든 정부의 기조와 일치한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5년 안에 TSMC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연합군 구축은 격차를 좁히고 2티어 파운드리 업체에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