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산도 줄고 시간도 부족했다. 마켓과 부대행사를 대폭 줄였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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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왼쪽)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오른쪽). |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소박'하게 개막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물론 일부 영화단체가 불참했고 김영란법 여파로 ‘배급사의 밤’ 등 행사도 사라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이 25%가량 줄었다”며 “김영란법 여파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은 영화홍보사도 많고 기자들도 삼삼오오 모여 소박하게 저녁식사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2014년 뒤로 매년 120억여 원 규모로 예산을 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80~90억여 원으로 조촐하게 집행된 셈이다.
참석인원수도 대폭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배우와 감독, 프로듀서 등을 비롯해 매년 2백여 명에 이르는 영화인이 방문하는 대형영화제다. 그러나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 여파로 지난해 참석자 207명보다 50여 명 줄어든 158명만 참석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과 전국영화산업노조 등 4개 영화단체가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두고 부산시는 상영중단을 요구했으나 영화제 측이 거부했다.
이를 놓고 부산시가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9개 영화단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치르지 않겠다며 보이콧했다. 비대위 가운데 5개 단체만 보이콧을 철회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유명 감독과 배우 일부도 참석하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에 오른 영화 ‘밀정’의 감독 김지운 감독과 배우 이병헌씨, 손예진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도쿄와 홍콩에 견줄 만큼 규모가 큰 ‘아시안필름마켓’도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안필름마켓은 한국의 주요 배급사와 제작사가 참여해 한국영화의 판권을 해외에 판매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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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행사포스터. |
2016년 아시아필름마켓에서 필름마켓 참석자에게 발행되는 배지는 총 45개국의 649개 업체, 1179명에게 배포됐다. 지난해보다 5개국의 200여 개 업체에서 400여 명이 줄어든 것이다.
김영란법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축에 영향을 끼쳤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투자배급사의 밤’ 행사가 이루어진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인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각각 영화인과 언론인을 모아 한해 영화를 회고하고 앞으로 개봉할 영화라인업을 소개하는 대규모 파티다.
그러나 4대 투자배급사들이 김영란법을 의식해 이 행사를 취소했다.
태풍과 지진의 영향으로 관광객도 감소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22만7377명을 동원해 역대 최다관객을 동원했으나 올해는 이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