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하남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대청로에 마련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추미애 캠프> |
[비즈니스포스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2대 4·10 총선 경기 하남갑에서 6선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는 현역 의원인 이용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최다선 의원으로 국회의장에 올라
윤석열 정부 견제 최선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지상파 방송3(KBS·MBC·SBS)사 출구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경기 하남갑 지역구에서 추 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55.7%로 예측 1위로 나타났다.
반면 이 국민의힘 후보는 44.3%의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출구조사 결과 차이가 11.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추 후보가 당선된다면 임기 2년의 국회의장 자리를 맡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추 후보가 국회의장이 되면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에 오르게 된다.
국회의장은 국가를 구성하는 3부(입법·사법·행정) 요인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직위다. 본 회의 일정을 잡을뿐 아니라 여야 이견이 있는 안건의 직회부·직권상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국회의장은 국회 관례로 원내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후보와 조정식(경기 시흥을) 후보가 6선을 바라보고 있다. 조 후보도 출구조사 결과 득표율 59.0%로 김윤식 국민의힘 후보(37.8%)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추 후보와 조 후보가 전반기와 후반기 각각 2년씩 국회의장을 맡을 공산이 크다. 추 후보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아 여성 첫 입법부 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견제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더욱이 경기 하남갑 지역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용 국민의힘 의원의 대결로 ‘반윤(반
윤석열) 대 친윤(친
윤석열)’이라는 명확한 구도를 띈 곳이다. 이곳에서 큰 표 차이로 승리를 거둔다면 정부 견제론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목소리를 두고 추 후보는 지난 2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헌정사 여성 최초의 국회의장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집권당의 힘에, 검찰 정권의 힘에 공포를 느끼고 스스로 무릎 꿇는 그런 의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혁신 의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그런 기대라면 제가 얼마든지 자신감 있게 그 과제를 떠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추 전 장관은 5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데다 강력한 여성 정치인 이미지로 '추다르크(
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로 꼽힌다.
추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과 이른바 ‘추윤’(
추미애-
윤석열)갈등으로 마찰을 빚었다. 반면 이용 후보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윤 대통령을 옆에서 수행하고 이후에도 대통령실을 적극 엄호하는 메시지를 내며 '
윤석열 호위무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추 후보도 의욕적으로 윤 정부 견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스스로 총선 출마 이유를 윤 대통령 견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추 후보는 3월14일 경기 하남 출마 기자회견에서 "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독재 음모를 분쇄하고 국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월2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총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나라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걸 봤다”며 “여전히 속고 있을 국민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했던 법무부 장관으로서 진실을 꼭 알려드려야 되겠다는 강한 책임감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나 간호법안 표결 등이
김진표 국회의장의 뜻에 막혀 지연된 경험을 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한다면 김 의장보다 더욱 개혁적 성향의 인물을 국회의장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범야권이 180석(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 과반(151석)만 넘어도 국회의장직을 확보할 수 있고 예산과 법안 및 임명동의안을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180석 이상을 확보하면 법률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가 가능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로 종료할 수 있게 된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본회의에서 최장 60일 동안 안건이 논의될 수 있는데 국회의장 재량에 따라 생략될 수 있는 만큼 국회의장의 역할은 작지 않다.
만약 범야권이 200석(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고 대통령 탄핵과 개헌까지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국회의장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 후보가 국회의장이 되는 데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국회의장이 여야 대치국면에서 합리적 중재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데 공정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추 후보는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지법 판사로 일했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권유받아 입당했다.
5선 의원을 지낸 추 전 장관은 1996년 15대 이후 16대, 18대, 19대, 20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 얼마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해 탄핵정국을 이끌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갈등을 빚었다가 2020년 12월 사임했다.
지상파방송3사 공동출구조사는 KBS·MBC·SBS가 한국리서치와 입소스주식회사,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진행됐다.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사했으며 전국 투표소 1980곳에서 모두 35만9750명을 대상으로 물었다.
매 5번째 투표자를 같은 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지역별로 95% 신뢰수준에서 ±2.9~7.4%포인트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