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반도체 경쟁력의 확보에 고전해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크론이 반도체시장에서 점차 입지가 축소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외신을 종합하면 마이크론이 최근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업황회복에 뚜렷한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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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더칸 마이크론 CEO. |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이 올해 3분기(자체 회계연도 4분기)까지 3분기째 연속으로 순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실적전망이 밝은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시장에서 D램 평균가격은 내년까지 80%에 이르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과잉현상이 점차 해소되고 IT기기의 수요회복이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은 모바일D램 분야에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며 “경쟁사 제품보다 성능이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으며 적자행진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19%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D램에서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며 점유율이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이 탑재된다. 이 업체가 이미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확보한 만큼 마이크론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모바일D램 수요는 지난해 64% 급증한 데 이어 연평균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PC용 D램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모바일D램에서 약점을 안고 있는 마이크론이 받을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모바일D램의 매출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업황도 회복되는 만큼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세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은 이전에도 자체 실적전망치를 긍정적으로 내놓았지만 결국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내며 기대를 저버렸다”며 “향후 실적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D램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미세공정기술과 생산능력에서 모두 마이크론에 크게 앞서 있다. D램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전자는 40%, SK하이닉스는 23%에 이른다.
마이크론이 D램에서 한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업황개선에도 큰폭의 실적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의 실적개선에 관건은 3D낸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내년부터 급성장이 예상되는 낸드플래시 수요확대에 수혜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마이크론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3D낸드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향후 수년동안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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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하지만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 해외 경쟁업체보다 1년 이상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마이크론이 따라잡기 쉽지 않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샌디스크 등 경쟁업체도 3D낸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마이크론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도 낮다.
마이크론이 지금과 같은 실적부진을 계속 이어갈 경우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선회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다. 3D낸드 추가투자에도 부담을 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며 추가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매출점유율은 2분기 75%까지 높아졌다. 최근 5년동안 10%포인트의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D낸드 등 신공정 도입으로 메모리반도체 기술난도가 높아지며 마이크론이 수익성 개선에 점점 더 고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체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