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이른바 ‘대장주’들의 시가총액 순위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이 1,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반면 네이버와 SK하이닉스가 4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3위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다.
29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네이버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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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이사회 의장. |
네이버 주가는 전일보다 1.47%(1만3천 원) 올라 90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2.43% 내려 시가총액 29조2657억 원으로 네이버(29조6664억 원)에 비해 4천억 원 가까이 뒤처졌다.
시가총액 3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0.72%(1천 원) 올라 13만9500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30조7286억 원으로 네이버나 SK하이닉스에 비해 1조 원가량 앞섰다.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과 실적부진이 주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네이버나 SK하이닉스 주가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현대차는 시가총액 3위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있는 기업은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네이버, SK하이닉스,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삼성전자우, 아모레퍼시픽, 삼성생명 순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220조 원대, 한국전력이 37조 원대로 1, 2위를 굳건히 지키겠지만 30조 원 안팎인 현대차와 네이버, SK하이닉스는 순위가 언제든 역전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
네이버 주가는 사상최고가를 연일 경신한 끝에 29일 주가 9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주가는 올해 3월 이후 자회사 라인의 상장과 광고사업 등을 통한 지속적인 실적성장 기대를 받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최대 105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7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22조3860억 원으로 7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순위에서 약진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상승과 수급개선 등 업황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실적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량 차질, 개별소비세 감면혜택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 우려, 원달러 환율하락 등 삼중고로 주가전망이 밝지 않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다툼은 기업들 입장에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재와 미래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간주된다.
CEO스코어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시가총액 ‘톱10’ 기업들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부침을 거듭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만 부동의 1위를 지켰고 2위는 포스코와 현대차가 각각 차례로 4년, 5년씩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위를 지켰던 현대차를 밀어내고 처음 2위에 올라 현재까지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10년 전인 2007년만 해도 순위권에 없었으나 NHN에서 네이버로 이름을 바꾸고 액면가를 낮춰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뒤 현재 인터넷IT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시가총액 톱10에 들어있다.
NHN이 2008년 11월28일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하던 당시 당일 종가는 12만2500원에 불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