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형 은행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이익 감소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2일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홍콩 H지수 ELS 손실배상 관련 일정 수준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은행의 ELS 상품 판매가 대부분 창구에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배상비율이 최소 30% 이상 기본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 국내 대형 은행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이익 감소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ATM기 모습. <연합뉴스>
2월 말 H지수 기준 홍콩 ELS 상품의 2024년 예상 손실액은 5조8천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은행의 손실액이 약 4조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11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을 바탕으로 배상비율 30%를 적용하면 KB국민은행은 배상비용 약 7천억~8천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홍콩 ELS 배상비용 약 1천억~2천억 원 규모의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책임 가중요인 등을 고려해 배상비율이 평균 40%로 올라가면 KB국민은 약 1조 원, 신한과 하나는 약 2천억~3천억 규모의 배상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 연구원은 “홍콩 ELS 관련 배상이 지급되면 과거 사모펀드 사태와 비슷하게 영업외비용 등을 통해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이라며 “또 은행의 전반적 투자상품 판매 위축, 자산관리 관련 손익 감소 등으로 파급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설 연구원은 단 “배상비율 등 산정근거가 된 적합성 원칙이나 내부통제 미비 등과 관련 법적다툼의 여지가 일부 있을 순 있다”면서도 “홍콩 ELS 전체 손실 규모나 여론 등 제반요인을 고려할 때 실제 법적분쟁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