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금출연 과정에서 전국경제인연합을 압박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전경련 회원사인 국내 대기업들은 두 재단에 8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출연했는데 재계 순위와 출연금액이 대체적으로 비례해 할당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
|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노 의원은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서 전경련에서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한 것”이라는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재단 출연에 청와대 지시가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돈을 낸 대기업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며 청와대가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은 미르재단에 486억 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 원 등 총 774억 원을 출연했다. 전체적으로 재계 순위와 출연금이 비례했다.
삼성그룹은 재계 1위답게 출연 규모도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 25억 원, 삼성화재 25억 원, 삼성물산 15억 원, 삼성전자 60억 원등 총 125억 원을 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으로부터 85억 원을 내며 2위를 차지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68억 원을 냈다. LG그룹은 48억 원을 냈다. 롯데그룹은 28억 원, 포스코는 30억 원, GS는 26억 원을 출연했다.
K스포츠재단도 미르재단보다 총 출연금액만 조금 적을 뿐 거의 같은 비율로 기업들이 돈을 내놓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규모에 맞게 내는 공식과 배분율이 있다”며 “이는 재계 순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청년희망재단의 경우에도 대기업들은 보통 순위 순으로 많이 출연했다. 삼성그룹은 250억 원, 현대차그룹은 200억 원, SK그룹과 롯데그룹은 100억 원, GS 50억 원, 포스코와 한화는 40억 원을 냈다.
그룹 계열사별로 출연규모가 커지거나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미르재단에 68억 원을 출연해 단일회사로는 가장 많이 출연한 회사였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는 미르재단에 60억 원을 출연했지만 K스포츠재단에는 출연하지 않았고 제일기획과 에스원이 대신 출연했다.
주요기업 가운데 두 재단에 모두 출연을 하지 않거나 한곳에만 한 기업도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12위 기업이지만 자금지원을 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미르재단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K스포츠 재단에 5억 원을 내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보통 그룹차원에서 자금을 각출하는 경우 재단의 성격이나 당시 그룹의 사업현황과도 관련이 있다”며 “특정 대기업이나 오너가 처한 상황이 재계 순위와 다르게 출연금액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