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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현대상선 키우기 팔 걷고 나서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09-26 13: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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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 인수에 나설 경우 정부가 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진해운의 청산 가능성은 더욱 높아져 두 기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할 경우 정부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 현대상선 키우기 팔 걷고 나서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내정자.
현대상선은 최근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선박을 중심으로 알짜자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 선박은 총 97척인데 이 가운데 빌린 배가 60척이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관장하는 법원이 한진해운에 빌린 배를 모두 화주에 반납하라고 권고하면서 한진해운에 남은 컨테이너 선박 37척이 인수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만TEU급 이상의 대형선박이 우선 인수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독자적으로 한진해운 자신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다.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개별 기준으로 영업손실 4297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833억 원을 냈는데 적자 폭이 늘었다.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764억 원을 보유하는 데 그쳐 올해 대규모 적자를 보면 이마저도 바닥이 날 수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00%대에서 현재 200%대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대주주의 감자와 유상증자, 사채권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춘 것이어서 현대상선 자체 신용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힘들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할지 여부는 결국 정부와 산업은행 등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한진해운 청산이 가시화하면서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상선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데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21일 이종철 기업구조조정2실장 명의로 한진해운의 해외 화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심각한 글로벌 해운 위기로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한 동안에도 한국 정부의 협력과 국적선사로서 현대상선의 노력으로 글로벌 물류위기를 완화하고 신뢰할 만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이 공문을 통해 다른 나라 해운사로 이탈하는 해외 화주 잡기에 나선 것이지만 사실상 한진해운 대신 현대상선을 1등 국적선사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 현대상선 키우기 팔 걷고 나서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부가 10월 발표 예정인 중장기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는 1조4천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 활용안이 담긴다. 선박펀드 신청 자격은 부채 비율이 400% 이하인 기업이다.

현대상선이 선박펀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정부와 채권단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사실상 펀드 수요자는 현대상선 한 곳만 남은 상태다.

블룸버그는 현대상선의 한진해운 자산 인수검토에 주목하며 이를 계기로 두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무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현대상산을 한진해운 자신 인수를 통해 키우려는 것”이라며 “인수가 현대상선에 도움에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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