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본욱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장이 다음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되며 출범 이후 첫 번째 내부출신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전임자인
김기환 사장이 KB손해보험을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로 키워냈다면, 구 후보자는 가치경영 역량을 앞세워 손해보험업계 상위권 회사로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구본욱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장(사진)이 첫 내부출신으로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다. < KB손해보험 > |
19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구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초부터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회사를 이끈다.
KB손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구 후보자는 이번 인사로 전무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게 됐다”며 “12월 중에 열릴 임시 주총의 구체적 날짜는 비공개다”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KB손해보험이 2015년 출범한 뒤 첫 내부출신으로 사장에 오르는 것으로 이런 배경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자리한다.
양 회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일하면서 고객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가치경영’을 내세웠는데 구 후보자가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했던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 양 회장은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관리본부를 부문으로 확장하며 구 후보자를 경영관리부문장에 앉혔고 구 후보자는 양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며 상무보와 상무, 전무로 승진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구 후보자가 양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사장에 오르게 됐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KB손해보험의 호실적 행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KB손해보험은 김 사장이 취임한 첫해인 2021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2022년부터는 KB증권을 제치고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김 사장이 이러한 호실적을 기반으로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던 때에 구 후보자가 김 사장을 대신하게 됐기에 그에 못지않은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게다가 김 사장이 이루지 못한 미완의 숙제인 손해보험업계 상위권에 도약해야 하는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업계 상위권 진입은 ‘리딩금융그룹’을 지향하는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라 할 수 있다.
이에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격이 다른 보험회사’를 내세우며 업계 상위권 진입을 강조해왔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1등의 시기를 앞당겨 나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KB금융지주 내부에서는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1위 자리는 지키고 있으나 손해보험업계 전체에서 보았을 때에는 아직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순위를 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다음에 KB손해보험이 있다.
구 후보자는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 등 KB손해보험의 주요 직무를 거치며 경영 역량을 쌓아온 인물이다.
구 후보자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신사업으로 힘을 주고 있는 헬스케어, 펫보험 등에 힘을 쏟으며 업계 상위권 진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는 KB손해보험을 업계 상위권에 도약시켜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
KB금융지주도 구 후보자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구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고객 중심의 핵심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 우위 확보를 통해 ‘넘버원 손해보험사’로의 도약을 이끌 수 있는 추진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구 후보자는 KB손해보험의 ‘전략통’이라는 평을 듣는다. 1967년 태어나 충남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LG그룹 공채로 입사해 LG에서 분할된 LIG손보 시절에 전략부장을 지냈다. KB손해보험으로 회사이름을 바꾼 뒤에는 경영관리부장을 지냈고 이후 경영관리본부장과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