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전력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에 투자를 확대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에 투자한 해외법인의 성과가 부실해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환익, 해외에서 한전 성장동력 찾기 분주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최근 해외사업을 가속화하며 성장동력을 찾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한전은 8월 말에 도미니카공화국 전력청이 발주한 3900만 달러(약 450억 원) 규모의 배전망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으로부터 400억 원 규모에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해 미국 전력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전은 올해 초부터 인도와 몽골 등의 전력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고 이란 발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해외사업을 확대해 왔는데 최근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조 사장이 한전의 해외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은 전력판매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산업이 전력수요 측면에서 성숙기에 와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사장은 해외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한국전력 글로벌에너지 벨트’ 구축계획을 발표하고 “고효율 에너지 사업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전력의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전은 6뭘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2개 나라에서 화력과 원자력, 송배전, 신재생에너지, 자원개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매출 4조9천억 원을 냈다. 2025년까지 해외사업 투자를 확대해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인 20조 원을 해외사업에서 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하전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동안 해외사업에 투자한 법인에서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한전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해외 투자법인은 모두 51개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60%에 이르는 30개 법인이 지난해 사실상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유라이사에너지홀딩스 등 5곳은 지난해 거둔 이익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5곳은 아예 적자를 냈다.

해외투자법인 51곳의 수익성도 저조하다.  51곳의 총 자산은 모두 28조9376억 원이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40억 원에 불과해 총자산 대비 순이익률은 0.8% 수준에 그쳤다.

한전이 2010년 8월에 20%의 지분을 출자한 인도네시아 광산기업 바얀 리소스는 총자산이 1조 원 규모지만 지난해 순손실 300억 원을 냈다. 또 2007~2009년까지 805억 원을 투자한 캐나다 우라늄기업 데니슨은 지난해 순손실 583억 원을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