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는 7월 중국에서 지난해 7월보다 31.9% 증가한 11만1021대를 팔았다. 올해 1분기 판매 부진으로 주춤하다 2분기 현대차 신형 스포티지와 신형 아반떼(현지명 링동), 기아차 올 뉴 투싼을 투입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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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1~7월 누적 판매량은 91만937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중국 전체 판매증가율은 14.7%였다. 현대기아차 판매 성장률은 중국 전체 성장률에 크게 못 미쳤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8.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이다. 현대기아차 해외 전체판매의 20% 이상을 맡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생산 현지화도 확대해왔다. 중국 판매량 가운데 90%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와 2018년 가동 목표로 짓고 있는 현대차 3, 4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181만 대(상용차 16만 대 포함)에 이르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부진한 판매실적 탓에 과잉공급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구자용 현대차 IR 상무는 7월 실적발표에서 “(중국에서) 하반기에는 신차효과 등을 계속 이어가 판매 모멘텀을 끌어낼 방침”이라며 “중국 4, 5공장 가동에 맞춰 신차 생산, 우수 딜러 영입 등을 추진하고 두 공장의 가동시점은 적정한 시차를 둬서 시장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환경은 악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률은 1.8%로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률 2.0%에 못 미쳤다.
중국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면서 현대기아차 중국 수출길도 좁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 생산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현지 주력차급인 준중형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상용차 등을 제외한 다목적차량, 대형 세단 등은 수출하고 있다.
중국 토종 완성차회사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1~7월 중국 완성차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9.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현지 전기차 시장 성장을 주도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선점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6월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지난해 6월보다 154%나 증가한 3만4천여 대였다. 테슬라 전기차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 완성차회사의 차량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6월 국내에서 전기차 아이오닉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아이오닉의 중국 출시 여부는 미지수다. 아이오닉을 중국에 수출로 판매해야 해 관세부담이 크고 중국정부의 엄격한 배터리 인증 절차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6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생산 및 판매법인을 현대차그룹 중국사업본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해 중국시장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정부 정책이나 규제가 자주 바뀌고 현재 완성차회사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중국에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