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과 유럽 사업이 위축되면서 본격적 아시아 진출에 나서고 있다.
2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바이낸스가 미국과 유럽 사업의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아시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 |
바이낸스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통해 다시 한번 사업자 신청을 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낸스는 올해 1월 고팍스를 인수한 뒤 3월 고팍스를 통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 수리를 신청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일반적으로 45일 뒤 사업자 신고를 수리하지만 바이낸스에 관해서는 미국 사법부의 기소 가능성을 고려해 10월 초 현재까지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고팍스는 바이낸스로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미국 소송 상황 등을 전달받아 금융정보분석원에 제출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월 초 현재까지 고팍스가 사업자 신고를 재신청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자금 세탁, 불법 수익, 자산 은닉 등의 혐의를 샀다. 이와 함께 미국 금융당국과 사기, 자금유용, 증권법 위반 등의 혐의를 두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브라이언 슈로더 바이낸스US 대표이사(CEO)가 지난 9월 사임했다. 직원도 약 100명을 해고했다. 미국 검찰의 수사 압박과 사업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앞서 9월19일(현지시각) 9월 바이낸스 평균 비트코인 거래량이 57%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코인데스크는 “바이낸스의 소송, 라이선스 거부, 사업 철수 등으로 규제 당국과 대립하며 극적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미국 검찰은 바이낸스의 혐의를 검토하고 있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 미국 지사와 창펑 자오 창립자를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는 미국에서만 진행되는 일이 아니다.
바이낸스는 앞서 6월 프랑스에서도 자금세탁과 고객확인절차(KYC) 위반, 자산 은닉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4월에는 브라질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불법 파생상품 제공 혐의를 받았다.
사법 리스크와 규제 강화로 바이낸스는 올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 사업을 완전 철수하거나 일부 중단했다. 사업 위축 때문에 직원 약 1천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 바이낸스가 국내 진출을 위한 사업자 신고를 재신청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미국과 유럽 사업 위축에 아시아 진출로 활로를 찾으려는 하는 것으로 바라본다.
바이낸스는 지난 8월2일 일본에 가상화폐 거래소 서비스를 출시했다. 34개 가상화폐를 상장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2018년 처음 일본 진출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5년 만에 결국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바이낸스는 일본 정부의 웹3 산업 인프라 구축과 함께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바이낸스는 일본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과 웹3 일본 적용 가속화를 위한 엔화 및 기타 법적 스테이블코인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바이낸스는 일본 진출과 함께 대만에도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뒤 대만 금융당국에 자금세탁 방지(AML) 규정에 따른 규제 준수 신청서를 접수했다.
바이낸스는 대만에 현지 지사인 바이낸스 국제 유한회사 대만지사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 시작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5년에 걸쳐 노력 끝에 일본 진출에 결국 성공한 만큼 한국 진출에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바이낸스가 한국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시장점유율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업비트가 약 90%, 빗썸이 약 8%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면 독과점으로 굳어진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온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