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예금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 기반인 고객 수 확보에 힘을 쏟는다.
2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3.30%에서 3.60%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이와 함께 자유적금 금리도 계약기간에 따라 0.3%포인트에서 0.6%포인트 인상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중장기 수익성 기반인 고객 수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카카오뱅크가 최근 여신 사업을 확대한 만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과 보증서대출 등을 출시하고 흥행을 위해 노력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 3조529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051.83% 증가했다.
국내 은행권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점유율은 7.1%로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6.3%포인트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성장으로 카카오뱅크의 전체 여신 잔액은 올해 상반기 33조9천억 원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성장을 이끄는 여신 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 자금이 필요한데 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가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경쟁력 있을 수준으로 높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부족한 상태다.
경쟁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4.52%, 토스뱅크는 3.5%의 예금 금리를 나타내는 데다 다른 시중은행도 약 4%대 평균 정기예금 금리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한 것을 두고 향후 수익성이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낮은 대출 금리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카카오뱅크가 예금 금리마저 높이면 수익성이 더 나빠지리라는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에는 2.83%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2.26%로 하락했다.
게다가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도 카카오뱅크에는 어려울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려 국내 가계부채 확대에 기여했다는 금융당국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는 것에 제동을 걸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카카오뱅크가 대출 상품의 금리를 높인다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 금융당국은 물론 여론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뱅크가 낮은 대출 금리 높은 예금 금리를 통한 고객 수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금융과 생활 필수 앱이 되기 위해 고객 수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사무실 내부. <카카오뱅크> |
이에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수익성 위축을 향후 더 많은 고객 수 확보로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인 카카오뱅크mini 연령층을 기존 14세에서 7세로 하향했다. 이를 통해 국내 약 300만 명의 7~13세 인구가 잠재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mini 고객 수는 지난해 말 161만 명에서 올해 상반기 180만 명을 넘기는 등 해마다 약 12%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mini는 고객들이 가입할 수 있는 연령대가 되는 생일 오후 12시 이후에 가입을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다렸다가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안으로 중고자동차 오토론, 대출비교서비스, 공모주 투자서비스, 채권 판매 등의 상품을 내놓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새로운 상품 출시 특징으로 금리 경쟁력을 꼽았다.
윤 대표는 올해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를 단순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최고 금융과 생활 필수 앱이 되겠다”며 “지점이 고객의 금융 니즈를 해결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지점을 확보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과 높은 금리의 예금 상품을 통한 고객 수 확대라는 '긴 호흡'으로 실적을 높이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