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업률이 가계 가처분 소득 정체에 영향을 받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4일 "실업률이 이전처럼 다시 하락하기보다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른 경로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정체돼 미국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구인광고를 낸 한 미국 뉴욕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 간판. <연합뉴스> |
미국 노동부가 1일(현지 시간) 발표한 8월 미국 실업률은 3.8%로 202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권 연구원은 "실업률이 크게 오른 데에는 고용 위축보다는 노동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더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8월에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62.8%로 늘어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노동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자 수가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30%는 일자리를 구했지만 나머지는 아직 미취업 상태로 남아 실업률을 높였다.
노동시장이 늘어나는 노동 공급을 흡수하지 못해 실업률이 오르는 현상은 이전에도 있었다.
권 연구원은 "지난 2월과 5월에도 노동시장이 신규 진입 인력을 소화하지 못해 실업률이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상승했다"면서도 "이후 빠른 시간 내 고용으로 흡수돼 실업률이 다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는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약해지고 있어 오히려 실업률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정부로부터의 사회 보장성 이전소득이 감소하고 세금으로 납부한 순금액은 많아져 증가세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률도 지난해 6월 2.7%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하다가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여유가 없어짐에 따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여력도 줄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됐다.
권 연구원은 "노동 공급이 앞으로 더 증가할 유인이 커 노동시장의 대기 인력도 별로 줄지 못하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며 "실업률은 예전처럼 떨어지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