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0나노 공정기술을 활용해 위탁생산시장에 본격 진출을 예고하면서 대규모 양산능력을 앞세워 삼성전자 등 반도체 경쟁회사에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8일 “인텔은 최근 반도체 생산시설을 대규모로 증설해 여유가 충분한 상태일 것”이라며 “위탁생산사업 확대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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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인텔은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협력해 10나노 미세공정기술로 위탁생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LG전자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14나노 공정으로, 대만 TSMC는 16나노 공정으로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올해 말부터 10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10나노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수율을 안정화하는 등 시간을 들이는 사이 인텔이 내년부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10나노 공정 도입시기를 고객사의 주문과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갑작스런 인텔의 등장으로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포브스는 “인텔의 반도체 양산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뚜렷한 경쟁사가 없을 것”이라며 “위탁생산시장 진입에 수년간 단계적으로 준비한 만큼 빠르게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등 시스템반도체를 탑재하는 기기의 종류가 늘며 반도체의 수요는 향후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브스는 반도체 생산공장 신규건설에 100억 달러 가까운 대규모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인텔이 이미 충분한 양산시설을 확보한 만큼 반도체시장 성장에 수혜를 독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인텔이 위탁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만큼 가격경쟁력에서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설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인텔이 애플과 퀄컴 등 삼성전자의 기존 대형 고객사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전문매체 맥옵저버는 “인텔이 애플의 AP생산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은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며 “자본력과 기술력, 양산시설 등에서 모두 앞선 만큼 강력한 경쟁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