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경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아센터 연구교수(사진)가 22일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아세안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아세안 지역은 연평균 5% 수준의 안정적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신흥시장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영경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아센터 연구교수는 22일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아세안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지역으로의 효과적 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 교수는 미얀마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별의 여신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미얀마는 코로나19 확산과 쿠테타가 발생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쿠테타 발생 이후 2021년 3월 기준 평균 연체율이 23%로 급격하게 증가세를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미얀마 군정에서 타격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국내외 기업들이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많이 진출한 베트남에서 최근 자동차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던 사람들이 이제 자동차를 사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베트남만큼이나 여신금융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아세안 시장으로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2023년 2월 기준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가 210곳이 있지만 현지 금융감독청의 감독 강화로 신규 허가가 없는 관계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경제가 베트남 못지않게 성장하자 소비가 늘면서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에 대한 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 교수는 캄보디아에 대해 미국 달러가 통용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한국 금융회사들이 많이 진출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의 금융시장이 성장하고는 있으나 전체 인구가 2천만 명도 안 돼 다른 아세안국가와 비교해 적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고 교수는 아세안 지역이 보여주고 있는 지속적 경제 성장률과 거대한 인구 규모를 보았을 때 충분한 사업 기회가 있다고 바라봤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오성헌 법무법인 오킴스 대표변호사는 아세안 국가별 라이선스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아세안 지역이 우리나라의 과거 모습과 같이 소액 금융에 대한 수요가 높고 문화적으로도 큰 저항감이 없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아세안 지역이 앞으로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서민금융, 리테일 시장은 이미 코로나 때 요동을 친 만큼 국내 금융기관은 협업으로 시너지와 비용 절감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오성헌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사진)가 22일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아세안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아세안 국가별 라이센스 제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마지막 발표자로 나와 국내 여신금융회사들을 위한 라오스 진출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빈 교수는 라오스가 태국과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지리적 장점이 큰 곳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로 환율 변동성이 크고 자국 화폐의 안정성이 보장돼 있지 않아 위험과 기회가 혼재돼 있다고 바라봤다.
빈 교수는 “라오스가 금융과 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국가이지만 대출 수요는 존재한다”며 “소액 대출 금융의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그 한계도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장에는 비씨카드와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와 롯데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등의 글로벌과 전략기획 담당자 70여 명이 참여해 아세안 지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