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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회공헌 갈 길 멀어, 순이익 급증에도 관련 투자는 제자리걸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8-08 14: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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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사회공헌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공헌 투자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일 뿐더러 각 지주별 증가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
 
4대 금융지주 사회공헌 갈 길 멀어, 순이익 급증에도 관련 투자는 제자리걸음
▲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사회공헌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각 금융지주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771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11.5%(793억 원) 늘었다.

각 금융지주는 기부금 및 사회공헌성 사업비, 지역사회 투자, 임직원 봉사활동 환산액 등을 모두 더해 사회공헌 투자금액을 산출한다.

4대 금융지주가 사회공헌 투자금액을 산출하는 방식이 모두 다른 만큼 절대적 수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각 금융지주의 연도별 증가율을 통해 사회공헌 투자 관련 흐름은 살펴볼 수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사회공헌 투자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상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KB금융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지난해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225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18.7%(355억 원) 늘었다.

다만 산출 기준이 다소 변경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22년부터 이전과 달리 ‘기부금, 사회공헌성 사업금액, 임직원 봉사활동 금전 환산액의 합계 기준’으로 사회공헌 투자금액을 산출하기로 했다.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산출 기준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별도 공지하던 기부금 가운데 일부를 사회공헌 투자금액에 새로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사회공헌 투자금액을 13.2%(180억 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늘어난 곳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의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2020년 1179억 원에서 2021년 1359억 원, 2022년 1539억 원으로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2158억 원으로 산출됐다. 2021년보다 12.3%(237억 원) 늘었다.

현금 및 현물 기부, 마케팅 일환이 아닌 문화예술 후원 활동 등을 포함하는 자선적 기부 항목이 2021년 137억 원에서 2022년 354억 원으로 158%(217억 원) 늘며 전체 사회공헌 투자금액 확대를 이끌었다.

신한금융은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2021년 1749억 원에서 2022년 1770억 원으로 1.2%(21억 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선적 기부, 상업적 이니셔티브(기업의 홍보활동을 포함한 지역사회 활동) 등은 늘었으나 지역사회 투자가 2021년 760억 원에서 2022년 670억 원으로 줄며 전체 사회공헌 투자금액 확대 폭이 제한됐다.

지역사회 투자에는 지역사회 전략에 중요한 파트너 조직에 기부한 금액과 임직원 파견, 지역고용 촉진을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 비용 등이 포함된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고금리시대 ‘이자 장사’ 비판 속에서 상생금융을 향한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 부응해 사회공헌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공헌 투자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여겨진다.
 
4대 금융지주 사회공헌 갈 길 멀어, 순이익 급증에도 관련 투자는 제자리걸음
▲ 4대 금융지주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표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대 금융지주의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7739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0.3%(21억 원) 더 많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합산 순이익 15조9천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19년 합산 순이익은 11조 원에 그친다. 코로나19 이후 순이익이 40% 넘게 늘어나는 동안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4대 금융지주의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7452억 원, 2021년 6925억 원으로 2년 연속 줄다 지난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활동에 많은 제약이 걸리며 금융권 전반의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부터 코로나19에 따른 활동 제약이 본격적으로 풀린 만큼 사회공헌 투자 확대 기조가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사회공헌 투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뿐 아니라 우리카드, 신한카드 등 4대 금융지주 계열사는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적극 동참하며 사회공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신년사와 주요 경영전략회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CEO메시지 등을 통해 지속해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2022년 지속가능보고서에서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끄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일상과 본업에서 솔선수범하는 ‘살아 숨 쉬는 ESG’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가 다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을 확대하겠다”며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빼놓지 않았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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