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역 사립대학이나 지방자치단체 금고 등으로도 기관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방은행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전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시중은행에 밀리지 않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 BNK경남은행이 최근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울산시 금고 유치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경남은행이 회사 이름에 ‘울산’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울산시 금고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울산지역에서는 BNK경남은행이 울산권역도 영업권으로 삼고 있는 만큼 회사 이름에 ‘울산’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BNK경남은행이 울산시 금고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시중은행을 의식해 이런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선정에는 다양한 항목이 고려되는데 지방은행은 협력사업비 등 항목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하다.
울산은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뒤 줄곧 1금고는 BNK경남은행, 2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아 왔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이번에 울산시 금고 유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최근 ‘시금고 지정신청’ 공고를 내고 시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금고 지정은 1금고와 2금고로 나눠 이뤄지고 각 금고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면 2024년 1월1일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 4년 동안 업무를 맡게 된다.
울산광역시는 8일 시금고 지정신청 설명회를 여는데 이날 어떤 은행이 참석하는지에 따라 유치전 양상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9년 울산시 금고 입찰에는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참여했다.
BNK부산은행이 7월 단행한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3월 브랜드전략부에 통합됐던 홍보부를 다시 독립시키고 소속을 경영지원 부문으로 옮긴 것도 부산시 금고 유치전과 관련지어 보는 시선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내년 부산시 금고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시중은행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BNK부산은행이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부산시 금고 유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5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10억 원을 기부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인데 이를 두고 부산시 금고 유치전의 하나로 보는 시선도 있다.
▲ 내년 부산시 금고 유치전에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하나은행은 올해 부산신용보증재단에 내는 출연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1억 원, 19억 원을 출연했는데 올해는 52억 원을 출연했다.
현재 부산시 1금고는 BNK부산은행이, 2금고는 KB국민은행이 맡고 있다.
시중은행은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정책 등으로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서 기업 대출과 기관영업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을 맡게 되면 저원가성 예금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어 조달 비용도 낮출 수 있고 신용도가 높은 공무원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일도 수월해진다.
최근 조선대학교가 50년 동안 주거래은행이었던 광주은행 대신 신한은행과 새로 손을 잡은 일은 시중은행의 기관영업 강화 의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실시한 2023년 조직개편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와 법원 공탁금 보관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관영업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시기 기관영업의 확장과 대외 금융기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기관사업본부를 기관영업그룹으로,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금융기관영업부로 각각 격상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