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유 감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가 미국 소비자물가 둔화 추세를 되돌리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원유 감산 등이 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7~8 월 미국 소비자물가에는 다소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물가 둔화 추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 원유 감산에 국제 유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미국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사진은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스크린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
7월 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약 81.8달러로 나타났다. 7월 한 달 동안 11.6달러가 오른 것이며 상승폭은 전월 대비 15.8%로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부양을 위해 자발적 감산에 나서고 있다"며 "사우디 생산량은 일당 900만 배럴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8월까지 석유수출국협의체(OPEC+)에서 합의한 기존 감산조치 이외 일당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경기 연착륙 기대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커졌다"며 "주요국 경기가 기대보다 양호한 흐름을 유지해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가 상승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은 2.4%로 집계됐다. 유로존 2분기 GDP 성장률은 0.3%로 시장예상치 0.2%를 소폭 상회했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유가의 추가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소비자물가 둔화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 등은 추세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어 에너지 부문의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다면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가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으나 85~90 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