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업체인 데이코(Dacor)를 인수하며 북미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LG전자 역시 북미시장에서 초고가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판매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북미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데이코 인수해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11일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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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
데이코는 1965년 설립된 미국의 주방가전업체인데 프리미엄 가전시장의 기업간거래(B2B)사업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북미시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사업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빌트인 등 주택·부동산 관련 B2B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빌트인은 아파트 등 건물을 지을 때 설계단계부터 함께 설치하기로 한 가전제품 등을 말한다.
빌트인사업은 B2B사업인 만큼 규모가 크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의 경영 노하우를 살려 최대한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을 세웠지만 사물인터넷(IoT) 등 삼성전자가 장점을 지닌 면에서는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형 스마트가전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이 시너지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고가 프리미엄 자체 브랜드로 승부수
LG전자는 ‘LG스튜디오’라는 자체 브랜드로 이미 미국의 빌트인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빌트인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 LG스튜디오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LG스튜디오는 LG전자가 미국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빌트인 프리미엄 가전패키지인데 LG전자는 지난해 LG스튜디오의 유통채널을 600개까지 늘렸다. 지난해 미국시장 빌트인시장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LG전자는 올 7월 국내시장과 미국시장 동시에 초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선보였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빌트인 프리미엄 주방가전패키지인데 미국시장 출시가격은 2만 달러가 넘는다. 국내에서도 2천만 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로 출시됐다.
LG전자는 세계 유명 인테리어디자이너들과 협업한 빌트인 제품을 선보이는 등 북미시장에서 LG스튜디오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판매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에서 “올해를 LG전자만의 가전 브랜드를 완성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5년 안에 미국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톱5가 되겠다”고 말했다.
◆ 북미 빌트인 가전시장 치열한 맞대결 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외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제품은 가격이 고가인 만큼 수익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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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인수하기로 한 ‘데이코’의 주요제품이 주방에 설치된 모습.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에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판매호조로 세탁기, 냉장고 등을 담당하는 가전사업부문의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미국의 빌트인 프리미엄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미국 생활가전시장은 여전히 연 평균 4%씩 성장을 해 2020년까지 약 3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세계 제1의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에 미국 생활가전시장에서 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14%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B2B 위주인 빌트인 가전시장에서는 두 회사 모두 밀레, 지멘스,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기존 강자들에 밀려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은 빌트인시장 규모가 큰데 특히 최근 들어 2만 달러(약 2200만 원) 이상의 고가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은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세계 가전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점유율을 크게 높여왔다”며 “미국의 빌트인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