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숏폼 콘텐츠로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선다.

MZ세대 맞춤형 서비스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취임 후 이미 몇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구글의 유튜브와 메타의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국내 젊은 이용자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보인다.
 
네이버 '숏폼' 후발주자 참전, 최수연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맞서 MZ세대 공략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숏폼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며 MZ세대 관심을 끌려고 한다.


19일 네이버는 숏폼 '클립'의 공식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지원자들을 최종 선발했다.

네이버가 지난달 20일부터 7월7일까지 진행한 크리에이터 모집에는 1만3천여 명이 몰렸다. 이는 네이버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숏폼은 짧은 영상을 일컫는 용어로 요즘 젊은 이용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다.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15초~10분 사이 영상 플랫폼 틱톡은 MZ세대 사이 흥행으로  출시 5년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0억 건을 돌파했다.

틱톡의 인기에 2020년 구글은 유튜브에 60초 미만의 영상을 올리는 쇼츠를 도입했고 메타가 운영하는 SNS 인스타그램도 숏폼 서비스인 릴스를 출시했다.

디지털마케팅기업 메조미디어가 올해 1월 발표한 숏폼마케팅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튜브 쇼츠의 하루평균 조회수는 300억 뷰, 인스타그램 릴스는 약 1400억 뷰로 파악됐다.

유튜브 이용자의 3분의1은 가장 자주 시청하는 콘텐츠로 쇼츠를 선택했고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5분의1도 릴스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라고 밝힐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소비자데이터제공업체 오픈서베이는 올해 3월 진행한 설문조사 응답자의 68.9%가 숏폼 시청 경험이 있는 것으로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56.5%에서 12.4% 늘어난 수준으로 국내에서도 숏폼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과 뉴스, 스포츠 등에서는 숏폼 서비스를 이미 도입해 적용하고 있지만 이번에 새롭게 '클립'이라는 숏폼 서비스를 출시해 서비스 규모와 이용자 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앱에 숏폼 탭도 신규로 만들었다.

지난 5월 열린 네이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대표는 “매체력 강화를 위해 오픈톡, 이슈톡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볼만한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숏폼을 적용하는 등 하반기에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네이버 앱을 개편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클립의 정식 출시를 목표로 현재 사내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뉴스 등에 한정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패션, 뷰티, 레저, 스포츠, 핫플레이스, 일상 등의 주제로 직접 짧은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게 함으로써 젊은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뒤늦게 뛰어든 점을 감안해 연말까지 이번에 모집한 공식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숏폼 플랫폼이 활성화되도록 장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네이버 '숏폼' 후발주자 참전, 최수연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맞서 MZ세대 공략

▲ 네이버가 6월20일부터 7월7일까지 진행한 숏폼 크리에이터 모집 게시글. <네이버>

네이버가 늦게라도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 맞서는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은 최 대표가 취임 이후 보인 MZ세대 공략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작년 하반기부터 최 대표는 인터넷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MZ세대에 특화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블로그 이벤트에 이어 9월에는 대학(원)생을 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트’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멤버십 이용자 가운데 20대 신규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해 대학(원)생 전용 멤버십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10월에는 상대적으로 장년층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뉴스 기사에서도 청년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마이뉴스 20대판’을 도입했다.

네이버가 1조67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 온라인중고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도 MZ세대 이용자가 80%에 이른다.

여기에 최 대표는 숏폼 콘텐츠로도 발을 넓힘으로써 네이버 앱의 콘텐츠 다양성을 높이고 이용자들의 관심을 네이버에 묶어 두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립은 서비스를 준비 중인 단계로 1020 세대의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며 "정식 출시되고 검증기간을 거치고 나면 내년부터는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MZ세대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하락하고 있는 검색점유율과 무관하지 않다.

닐슨코리아클럽에 따르면 국내 PC 및 모바일 검색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올해 1월 64.5%에서 5월 55.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26.5%에서 34.8%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력한 경쟁기업으로 꼽는 구글의 유튜브에서도 짧은 동영상이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인 만큼 네이버도 숏폼으로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면 점유율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검색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한 젊은 사용자 위주의 네이버앱 개편을 계획하고 있어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도 불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