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공사 발주를 버팀목으로 삼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일감을 확보해 향후 매출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수주회복이 절실하다.
◆ 삼성 계열사 지원 덕에 일감 확보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충청남도 아산공장 A3 마감공사를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판넬 생산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사인데 그 규모가 814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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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 A3 마감공사는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K-PJT 마감공사(6천억 원), 탕정동 마감공사(7150억 원) 등을 수주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도 에디슨3 프로젝트 공사(5145억 원)를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상반기에 모두 3조1218억 원을 신규로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80.1%인 2조5천억 원 가량은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수주한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규모가 3조3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올해 초 계열사로부터 1조8천억 원을 수주하겠다고 세운 목표치를 초과해 달성하게 된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일감확보를 돕는 모양새인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계열사 공사물량을 확보해 향후 실적을 확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물량은 대부분 1~1.5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공사이기 때문에 해외수주로 환산하면 2.5배의 매출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게열사 물량확보로 안정적인 수익도 거둔다. 계열사 물량이 포함된 산업플랜트부문의 원가율은 2분기에 88.6%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 1.5%포인트 개선됐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관계사 물량이 대부분인 비화공부문의 매출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저수익 공사의 매출비중이 줄어들고 관계사 공사의 매출비중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연간 영업이익이 3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해외수주 회복이 실적개선의 열쇠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수주가 여전히 부진하다. 실적개선의 걸림돌인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 플랜트공사로 매출 5조1002억 원을 내 전체 매출의 79%를 책임졌다. 연간 국내 플랜트공사 매출의 3.7배를 해외에서 낸 것이다. 해외수주가 부진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외형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 베트남에서 658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이외에는 다른 해외수주가 없다. 시장이 부진하기도 하지만 박중흠 사장이 해외 수주전략을 다르게 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은 7월에 열린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 발전포럼에서 “현재 엔지니어링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역량에 맞지 않은 과당수주가 문제였다”며 “앞으로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겠다”고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 의지를 보였다.
박 사장은 “석유화학분야는 (우리가) 여러 경험을 갖추고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플랜트부문은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차분히 나아가면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올해 해외 저수익 프로젝트 관리에 집중하며 건당 5~6억 달러 위주로 관리가 용이하거나 수의계약이 가능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에 베트남 롱손 정유(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 정유(9억 달러) 프로젝트 등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