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MZ세대 개인 투자자 비율이 증가하며 증권사들도 앞다투어 20·30대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들 세대는 간편함과 참신함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증권사들은 HTS(재택거래 플랫폼)보다 MTS(모바일거래 플랫폼)를 리뉴얼(개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MTS 리뉴얼에 나서며 MZ세대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MTS를 리뉴얼한 하이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기념 이벤트를 13일부터 진행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고객이 비대면 계좌 개설 뒤 리뉴얼된 MTS인 ‘iM하이’를 통해 이벤트에 참여하면 국내 주식 1주를 무작위로 지급한다.
지급 대상 종목은 삼성전자, KG스틸, 휴스틸, 후성, 쌍용C&E, LG유플러스, 현대공업, 한국정보통신, 동국제강, 한화생명 가운데 하나다.
또 iM하이를 통해 국내 및 미국 주식을 거래하면 올해까지 수수료를 면제한다.
신한투자증권은 리뉴얼된 MTS인 ‘신한알파’를 통해 12개의 임무를 완수한 고객에게 총 14만1천 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한다.
또 고객이 신규로 계좌를 개설한 뒤 해외주식을 10만 원어치 이상 거래하면 3만 원 상당의 해외주식 상품권을 지급한다.
현대차증권도 최근 MTS 리뉴얼을 기념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9일 실시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은 최근 MTS 리뉴얼과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젊은 세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는 증시 불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세가 적었으나 올해엔 증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 5조2001억 원 규모던 코스피 거래 대금은 꾸준히 증가해 6월13일 11조1533억 원까지 커지며 114.48%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주목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20대 투자자 비율은 2019년 6.2%에서 지난해 12.7%로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다. 같은 기간 30대 투자자 비율도 17.5%에서 19.9%로 늘었다.
이들 MZ세대는 간단하고 편리하게 투자를 즐기는 성향이 강한 점에서 증권사들이 HTS보다 MTS 리뉴얼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MTS 개편의 방향성 자체에서도 인터페이스의 간단 명료화, 어려운 용어의 순화 등의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신한알파를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MZ세대 직원들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신기술과 참신함을 더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MTS도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증권의 MTS인 ‘엠팝’은 AI를 이용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굴링’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MTS에는 챗GPT 기술이 접목되기도 했다.
다만 지나친 간편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전 기능들에 익숙한 기존 고객들이 갑작스런 리뉴얼로 혼동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의 MTS는 원래 구글스토어에서 평점이 4점대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리뉴얼 이후 3점대로 떨어졌다. 해당 댓글창에서 기존 고객들은 평소에 잘 사용하던 기능들이 갑자기 통폐합 돼버려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MZ세대 신규 고객 유치에만 몰두하다 보니 기존 고객들에게는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다만 ‘간편화’ 트렌드와 MZ세대 신규 투자자 유입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 배려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