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4일 “CEO 측면의 요인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주요 금융지주를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CEO 임기가 길고 리더십이 안정된 은행이 그렇지 못한 은행 대비 외형 성장 및 실적 안정성 등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여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4일 낸 ‘은행 거버넌스 리포트’에서 “오래가는 CEO가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CEO 임기가 길게 유지되면 장기적으로 일관된 전략을 유지할 수 있어 인수합병(M&A) 등을 결정하기가 쉽고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이익 체력을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CEO가 연임에 성공하며 리더십이 안정화된 2014년을 기점으로 전후를 살펴봤을 때 2014년 이후에 경쟁 금융지주와 비교해 자산 규모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설 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자산 규모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308조 원, 338조 원, 316조 원으로 2002년과 비교해 각각 1.65배, 5.06배, 4.16배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 반면 2014년 대비 2022년 기준으로는 KB금융지주 2.27배, 신한금융지주 2.00배, 하나금융지주 1.80배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CEO 장기 집권 경향이 긴 시간 이어져 온 것으로 여겨진다.
KB금융지주는 2002년 이후 그룹 CEO(지주 회장 기준. 지주 전환 이전에는 은행장 기준)가 6 번 바뀌었으며 2014년 이전에는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2002년 뒤로 각각 4명, 3명의 CEO(지주 회장 기준. 지주 전환 이전에는 은행장 기준)가 연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과거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발생한 자회사 매각(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고려했을 때 CEO와 기업가치 사이 명확한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비교군에서 제외됐다.
KB금융지주는 이익 변동성 측면에서도 리더십이 안정되지 못했던 2014년 이전에는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비교해 변동성이 더욱 크게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설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CEO 임기가 길고 리더십이 안정적인 추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슈가 제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익 체력이 온전히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