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이 거세다. 중소 가상화폐들이 상장 폐지되는 흐름으로 가게되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질서가 공고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이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 7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이 점차 본격화해 비트코인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코인베이스가 등록되지 않은 가상화폐의 브로커 역할을 했다며 뉴욕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2019년부터 미등록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내면서도 투자자 보호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가상화폐의 증권성을 주장해 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거래소를 공격해 가상화폐의 증권화를 밀어붙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기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와 바이낸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고객 자산을 이용해 이득을 얻으며 위험에 노출했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을 빼돌려 투자량을 부풀린 것으로도 보고 있다.
2건의 소송이 더해지며 증권거래위원회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리플랩스 등 3곳의 대형 가상화폐 업체와 소송을 치르게 됐다.
리플랩스는 운영하는 가상화폐 리플의 증권성을 두고 202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증권거래위원회와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각각의 소송마다 다른 혐의를 두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가상화폐의 증권성이 있다. 가상화폐는 증권과 같은 속성이 있어 증권거래위원회에 등록하고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소송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많은 가상화폐가 강화된 규제를 견디지 못하고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상장 여부를 판별해 주식거래소에 편입하게 만들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상위권에 있는 가상화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 창펑 자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사진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 |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과거 소송 사례를 분석한 결과 리플이 증권으로 분류되더라도 계속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그동안 리플의 상장 폐지를 주장하지 않았고 이전에도 그런 사례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리플이 계속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은 전망일 뿐이지 증권으로 인식돼 강화한 규제를 받는 리플이 그 인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리플은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4위(약 35조7500억 원) 규모를 차지하는 인기 가상화폐다.
리플이 규제 속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그보다 규모가 작은 가상화폐들은 거래가 크게 위축되거나 상장 폐지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이 거래소 파산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비트코인이 최근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금, 은과 함께 경제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 수요가 커지는 움직임을 나타내왔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은행의 파산이 이어지자 2천만 원대에 머무르던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반등해 3천만 원 후반대가 되기도 했다.
규제 움직임을 버티지 못하고 중소 가상화폐가 상장 폐지되는 등 혼란에 빠지면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2일 전 바이낸스가 기소될 당시 3400만 원대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하루만에 4.62% 상승해 3600만 원대를 기록하며 회복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