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퇴출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딜러사들의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는 데다 판매량 감소도 심상치 않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32개 차종에 대한 판매가 재개되더라도 예전만큼의 판매량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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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 |
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형 딜러사인 클라쎄오토가 최근 서울 압구정 전시장을 폐쇄했다.
클라쎄오토는 2005년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등지에서 8개의 폴크스바겐 전시장을 운영해왔는데 압구정 전시장은 11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클라쎄오토는 전시장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겪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클라쎄오토는 이에 앞서 5월에 2011년부터 운영하던 폴크스바겐의 중고차사업도 중단했다.
클라쎄오토의 행보를 두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딜러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언제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만큼 예전만큼의 판매량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딜러사들이 손해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딜러사들의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파격적 할인에 힘입어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조직적으로 연비와 소음 등을 조작한 사실이 잇달아 밝혀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상반기에 누적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33%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우디도 판매량이 10% 이상 떨어졌다. 7월 판매량도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차 가격도 떨어졌다.
SK엔카닷컴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SK엔카닷컴 홈페이지에 등록된 폴크스바겐 주요 차종들의 평균 시세 하락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MW의 7.6%, 메르세데스-벤츠의 8.5%에 비해 높은 하락률이다.
영업사원들도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사원들은 적은 기본급에 판매수당을 받고 있어 판매량이 시원치 않을 경우 수입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배출가스와 소음 등 각종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2일 인증취소와 판매취소 처분을 확정한다.
인증취소 대상에 포함된 차량은 32개 차종, 79개 모델이다. 티구안과 골프, 제타 등 인기차종이 모두 포함됐으며 2007년 이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판매량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이 차종을 제외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팔 수 있는 차종은 투아렉이나 CC 정도에 그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에 단순 서류실수라며 선처를 요청했지만 인증취소는 거의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이 차종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