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의 밀도에 변화가 생겨 인근 해류의 순환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알래스카주 마타누스카 빙하에서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남극 인근 심해의 해류 순환이 느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류 순환의 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로 이어진다.
2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의 이같은 연구 성과를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기후변화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남극 빙하의 해빙에 따라 남빙양 역전순환류(Southern Ocean overturning circulation)가 1990년대 이후 30% 감소했다.
해류는 강우량, 온난화 진행 속도 등을 포함해 세계 각지의 기후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요소다. 해류의 변화에 따라 바다가 얼마나 많은 열과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지도 영향을 받는다.
연구진은 해류의 변화로 해수면 상승, 기후변화, 해양 생태계의 필수 영양소 부족 등에 급격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호주 정부의 과학 산업 연구 기구(CSIRO)의 해양학자이자 남부 해양 전문가인 스티브 린툴 박사는 “해류의 변화는 매우 중대한 일(big deal)”이라며 “기후, 해수면 그리고 해양 생물을 포함한 지구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린툴 박사가 참여한 해류 변화의 예측 모델이 2050년까지 순환이 40%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지 몇 달 만에 나왔다.
린툴 박사는 “남극 빙하의 해빙으로 심해 해류 순환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존 예측은 다소 보수적이었을 수 있다”며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변화들이 이미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빙양 역전순환류는 차갑고, 염도가 높으며 산소가 풍부한 바닷물이 남극 근처 대륙붕에서부터 전 세계 해양분지로 퍼져 나가는 흐름이다. 이 해류 덕분에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등 심해에는 산소가, 바다 표면에는 영양분이 공급된다.
린툴 박사는 “해류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빙하가 녹아 담수가 유입되면서 바다의 염도와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