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200여 명에 가까운 무선사업부 임원들이 모두 성과급 25%를 자진반납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급여반납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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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임원 전원이 최근 지급된 성과급의 4분의 1을 받지않고 반납했다고 18일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전했다.
신 사장의 경우 1분기 공개한 영업보고서를 보면 월 급여가 1억4400만 원 수준인데 25%를 반납했을 경우 성과급 3600만 원 정도를 덜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은 상반기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성과급으로 급여의 100%를 받게 돼 있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임원은 192명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이 반납한 성과급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삼성전자에 지급되는 성과급은 반기마다 지급되는 목표달성장려금(TAI)이다. 소속 회사나 팀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다.
TAI는 삼성그룹 계열사와 사업부, 팀의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A B C D 등급을 매겨 지급한다. 삼성그룹의 대표적 성과급제도로 PI(생산성 격려금)로도 불렸다. A 등급은 월급의 100%, B등급은 50%, C등급은 25%를 받고 D등급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이번 상반기 삼성그룹 TAI는 5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이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무선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보다 훨씬 많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사업부문이 2010년 처음 출시된 갤럭시S 시리즈로 회사실적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무선사업부문은 TAI 최고등급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삼성테크윈 등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D등급을 받아 성과급이 없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은 A등급을 받았지만 임원들은 성과급 25%를 자진반납해 자발적으로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신 사장 등 무선사업부문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일부 성과급을 반납한 것은 스마트폰사업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 원 대로 떨어진 데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들이 성과급을 반납한 이유를 특별히 설명하지는 않았다”면서도 “3분기에 더 잘해보자는 취지에서 스스로 정신무장을 하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신 사장과 임원들은 실적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갤럭시S5 판매확대를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갤럭시S5는 출시 3개월 반 만에 국내에서 100만 대가 팔렸다. 그러나 3개월 만에 100만 대가 팔린 갤럭시S4보다 판매속도가 느린 편이다.
해외에서도 갤럭시S5 판매속도가 더디다. 갤럭시S5의 지난 5월 전세계 판매량은 아이폰5S에 밀렸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상반기 판매량도 아이폰5S, 아이폰5C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신 사장은 갤럭시S5 성과부진을 다른 기기사업의 확대로 메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스마트폰이 저성장시대에 진입했다”며 “올해 웨어러블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을 오는 31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 각 사업부별 구체적 실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실적발표를 해당 월 마지막 날에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52조 원과 영업이익 7조2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