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상기구(WMO)는 3일(현지시각)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엘니뇨의 발생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세계 각국이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가 엘니뇨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일(현지시각)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동쪽 적도 인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질 때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엘니뇨와 번갈아 발생한다. 현재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표층 수온은 엘니뇨도, 라니냐도 아닌 ‘ENSO 중립’ 상태다.
세계기상기구는 최신 전망에서 올해 엘니뇨로 전환될 가능성을 5~7월 사이 60%, 6~8월 사이 70%, 7~9월 사이 80%로 봤다.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이번 엘니뇨의 강도, 지속기간 등 전망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번 엘니뇨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할 것이라는 점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최근 3년 동안 라니냐가 지구의 온도 상승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록적으로 뜨거운 8년을 보냈다”며 “엘니뇨의 발생은 지구 온도의 급상승으로 이어져 역대 최고의 지구 온도 기록을 깰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의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6년에는 ‘슈퍼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라는 이중고(double whammy)로 지구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를 보내기도 했다.
▲ 엘니뇨가 발생하면 세계 곳곳은 위치에 따라 강수량이 늘거나 줄어드는 등 영향을 받는다. 사진은 엘니뇨에 따른 세계 각지의 강수량 변화를 나타낸 그림. <세계기상기구> |
엘니뇨에 따른 지구의 온도 상승은 엘니뇨 발생 1년 뒤에 나타나는 만큼 이번 엘니뇨의 영향은 2024년에 가장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현재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동북부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세계 곳곳에서 더 극단적인 날씨와 기후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며 “세계는 엘니뇨의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유엔이 조기에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남아메리카 남부, 미국 남부, 동북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지역에 강수량이 증가한다.
반면 호주, 인도네시아, 인도 등 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북부 등 지역에는 가뭄을 일으킬 수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