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폼팩터를 잇달아 내보이며 차량용 올레드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를 통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수주형 사업 비중을 확대해 업황 변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실적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올레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18일 디스플레이업계와 자동차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사장은 현대모비스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롤러블 올레드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위한 양산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받아 세계 최초로 자동자에 롤러블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마케팅활동에 힘 주면서 바로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최대로 키우면 30인치 규모의 대형 화면까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그동안 TV패널에서 보여왔던 롤러블 기술을 차량용 디스플레이에도 접목해 고객사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객들의 요구사항(니즈)를 다양하게 충족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정 사장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라인업 다양화 전략은 지난해 LCD 업황 악화로 2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본 LG디스플레이에 단비 같은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업체 루시드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루시드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30인치 크기의 대규모 차량용 올레드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업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주형 사업 확대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꾸준히 키워오고 있다. 특히 초대형 차량용 올레드를 시작으로 투명 올레드 등 프리미엄 차량용 올레드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데 힘쓰고 있다.
수주형 사업은 거래처의 요구사항에 맞춰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불특정 제품을 대량 납품하는 수급형 사업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정호영 사장은 올해 30인치 대형 차량용 올레드 상용화를 시작으로 대시보드 전면을 모두 채우는 50인치 규모까지 차량용 올레드의 크기를 확대하고 2025년 이후 투명 올레드를 차량용으로 만들어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올레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형화 전략과 다양한 폼팩터 제시로 사업 기반을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올레드 시장에서 점유율 50%로 삼성디스플레이(42.7%)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전체 시장규모는 아직 작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정 사장은 고객사들의 맞춤제작 수요확대에 대응해 차량용 올레드와 같은 수주형 사업을 주력으로 밀고 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정호영 사장은 최근 LG디스플레이 주주총회에서 “2019년 11%에 머물던 수준이었던 수주형 사업의 매출 비중이 올해 들어 40%대 초반 선까지 확대됐다"며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수주형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올레드 시장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며 “LG디스플레이가 후발주자의 진입을 따돌리고 시장에서 단단한 위치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