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임한 강성묵 대표가 초대형IB 인가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나증권이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 증권사 4곳에 이어 '5호' 증권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위해 신청을 마친 뒤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증권>
14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위해 신청을 마친 뒤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초대형IB 관련해 서류제출을 한 상태로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청 내용을 검토한 뒤 결과에 따라 금융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하나증권은 이미 2020년 초대형IB 지정을 위한 기본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충족했다.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조8477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초대형IB는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2016년 야심차게 내놓은 제도다.
국내 증권사가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와 같은 선진국형 투자은행(IB)로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게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통해 기업금융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증권사들이 초대형IB에 관심을 가지는 주된 이유는 ‘발행어음’에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증권사 신용을 바탕으로 직접 발행하는 1년 이내의 유가증권을 의미한다.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데 이 자금을 통해 채권투자, 기업대출,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초대형IB 인가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잔고 합계는 30조34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6조7266억 원) 같은 기간 대비 81.4%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증권업계 유동성위기로 번지면서 증권사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어음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초 취임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발행어음 인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성묵 대표는 하나은행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하나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영업지원그룹장 겸 리테일지원 그룹장 등을 거쳐 하나USB자산운용 부사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쳤다. 리테일과 기업금융, 자산운용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증권이 기업금융(IB)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강성묵 대표는 하나증권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을 통해 효율적으로 자금을 수혈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초대형IB 인가 신청에 있어 강성묵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다"며 "인가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