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나란히 맥을 못추고 있다.
두 회사 실적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우외환이 겹치며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0.77%(1천 원) 내린 12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초 15만 원 안팎을 오갔던 주가가 20%가량 빠져 13만 원선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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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14일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면서 1주일 사이 주가가 4% 이상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이 증발했다.
기아차 주가도 전날과 같은 4만1650원으로 장을 마쳐 약세를 나타냈다.
21일까지 한달 동안 6%, 석달 동안 15% 이상 빠지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아차 주식은 6월21일부터 7월21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에 오르는 수모를 겪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6일과 27일 각각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전망치는 1조68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전망치는 24조22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기아차가 2분기에 매출 13조5512억 원, 영업이익 7392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9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60%나 늘어나는 것이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셈이다.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는데도 나란히 주가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안팎의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22일 현대중공업 노조와 마지막 공동파업을 벌였다. 오전 9시부터 1조 근무자 1만5천여 명이 6시간 부분 파업을, 오후 3시 반부터 일하는 2조 1만3천여 명은 출근하지 않고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22일 간부와 조합원 5,000여 명이 상경해 오후 4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에서 10여 개의 그룹사 노조가 함께 하는 공동투쟁에 참여했다. 또 21일 재개된 노사 간 교섭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어 27일 추가 10시간 부분 파업(1조 4시간, 2조 6시간)을 하기로 했다.
현대차 측은 이번 파업으로 19일과 20일 각각 완성차 17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90억 원, 21일에는 완성차 1800여 대 생산에 차질을 빚어 400억 원 상당을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도 이날 오전 11시40분부터 3시40분가지 부분파업을 벌였다. 광주공장 2개 조 가운데 1조 소속 4천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다 하반기 판매목표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에서 지난달 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면서 내수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출 역시 신흥시장 판매부진과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유럽시장 침체 가능성,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내 판매량 감소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재고소진을 위한 인센티브 지급 증가로 수익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다만 기아차는 내수부진을 수출회복으로 실적을 만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기아차는 하반기에 내수 출하량이 25.6만대(전년 대비 10% 감소)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신 중동, 아시아 등 신흥국 소비심리 개선과 함께 점진적인 수출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