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영화 ‘부산행’의 대흥행 예고로 영화사업 부진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행은 괴바이러스에 걸려 좀비로 변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사투를 그린 좀비 재난블록버스터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씨가 출연하고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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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부산행' 포스터. |
2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부산행은 개봉 첫날인 20일에 87만 관객을 동원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유료시사회 관객까지 합하면 부산행의 누적관객은 143만 명이다.
역대 최고흥행작인 ‘명량’의 오프닝스코어 68만 명, 역대 최고오프닝스코어를 기록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72만 명을 가뿐히 넘어선다. 이로써 부산행은 역대 한국영화 오프닝스코어 1위는 물론이고 역대 개봉영화 오프닝스코어 1위의 기록까지 석권하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부산행의 예매율은 71.3%에 이른다. 개봉 당일인 20일에는 예매율이 80%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6년 개봉영화 예매율 1위에 해당한다.
압도적인 스크린점유 수도 부산행의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 부산행은 1570개 스크린에서 8823번 상영되며 첫 선을 보였다. 부산행이 확보한 스크린 수는 한국영화 역대 2위이자 전체영화 가운데 4번째에 해당한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부산행이 머지않아 손익분기점인 34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행의 흥행 청신호가 켜지면서 투자·배급사인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주가는 21일 전날보다 5.3% 오른 1만4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6월27일 1만450원에 머무르며 1만 원선을 위협받던 데 비하면 주가가 약 30%나 뛰었다. 특히 부산행이 유료시사회를 열었던 15일부터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산행이 천만영화의 반열에 오른다면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는 국내 영화투자배급업의 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에게 부산행의 흥행은 절실하다. 지난해부터 계속 영화사업부문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지난해 투자배급한 영화 가운데 가장 흥행한 영화는 ‘연평해전’인데 604만 명을 동원하며 중박을 터뜨리는 데에 그쳤다. 그 뒤에 ‘뷰티인사이드’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대호’ 등이 개봉했지만 모두 시원찮은 성적을 냈다.
대호는 17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영업적자 6억 원을 내면서 넥스트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영화사상 최악의 실적이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흥행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설 대목을 맞아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오빠생각’을 개봉했지만 107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심은경씨와 김성오씨가 주연을 맡은 싸이코패스 범죄스릴러 ‘널 기다리며’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반면 경쟁업체인 쇼박스와 CJ E&M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쇼박스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와 사업구조가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에서의 맞수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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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대표.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와 쇼박스 모두 국내 영화시장에서 매년 8편~11편의 한국영화에 투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중 영화공동제작 프로젝트가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쇼박스는 지난해 ‘암살’ '사도' '내부자들'을 잇달아 흥행시킨 데 이어 올해 초 ’검사외전‘까지 대박을 터뜨렸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에게 부산행은 역전을 위한 발판인 셈이다.
부산행의 대박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상위3개 배급사의 기대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CJ E&M의 ‘인천상륙작전’이 극장가에 상륙한다. 이범수 이정재씨 외에 리암 니슨까지 출연하는 제작비 160억 원대의 대작이다.
8월10일에는 쇼박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기대작이 맞대결을 펼친다. 쇼박스의 ‘터널’과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덕혜옹주’가 같은날 개봉한다.
부산행이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해 1천만 관객동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