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주의펀드가 한국 주식시장 만성적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요 외신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1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행동주의 펀드의 활발한 주주행동이 한국 주식시장 가치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 주식시장 재평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만성적 가치 저평가 현상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한국 주식이 지난 10년 동안 주요 신흥국(이머징 마켓) 주식시장과 비교해 평균 16% 저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각국 주식가치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forward PBR) 기준으로 비교했다. 선행 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액으로 나눈 값으로 자산가치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됐는지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원인은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구조 측면의 불확실성 등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KT&G와 SM엔터테인먼트의 사례에서 나타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행동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 기업의 대주주에 올라 현금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골드만삭스 분석을 근거로 한국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을 이끌면서 주주환원이 늘어날수록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치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과 LG 등 대기업집단이 여전히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가 소수의견에 그쳐 다른 대주주의 지지를 얻지 못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반도체 하락 사이클을 겪으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상황이 개선되며 투자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