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이랜드그룹의 몸집을 키웠다.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왜 계열사 기업공개(IPO)에 소극적일까?
이랜드그룹은 국내외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상장사는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이월드가 유일하다. 그나마 이월드도 이랜드그룹이 상장된 회사를 인수합병한 것이다.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자본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최근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과 중국에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국내에선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준비 중인데 중국에선 2018년 상장을 목표로 올해 말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한다.
이랜드리테일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이랜드그룹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상장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랜드그룹이 국내 29개, 해외 12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박 회장이 그동안 상장을 꺼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공기업을 제외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상장사를 거느리지 않은 곳은 부영과 중흥건설 두 곳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하게 될 경우 주주들의 경영 참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박성수 회장은 외부주주 들의 참여를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지 않았더라면 이랜드리테일 상장도 미뤄졌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1980년 잉글랜드라는 작은 옷가게를 열고 사업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가게가 잘 되면서 의류사업을 확장했는데 2003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본격적으로 그룹의 외형을 키웠다.
박 회장은 중국 사업에서 현금창출력이 커지면서 인수합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이랜드그룹이 성사시킨 인수합병만 24건에 이른다.
박 회장의 인수합병 공식은 ‘폐업 직전의 부실기업을 인수해 부활시킨다’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성공한 사례가 뉴코아백화점이다. 박 회장은 부실 기업이던 뉴코아백화점을 인수해 아울렛으로 전환해 흑자를 내는 알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박 회장이 자신의 뜻대로 인수합병을 추진 할 수 있었고 당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며 “상장사가 되면 의사결정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박 회장이 그동안 상장을 꺼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이랜드월드를 장악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랜드월드 지분 40.59%, 부인 곽숙재씨가 8.05%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자기주식 44.7%를 갖고 있고 계열사 지분까지 합하면 동일인 지분비율이 99.57%에 이른다.
주요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월드가 지분63.54%를 가지고 있는데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이 85.3%, 이랜드월드가 14.67%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그간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상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80년도에 창업한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며 “투자금이 필요할 경우 외부에서 차입하는 데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상장을 추진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차입을 통해 성장해 왔는데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차입이 늘어나는 데 대해 이전보다 크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이랜드그룹도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상장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