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한양행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조7758억 원, 영업이익 360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2021년보다 매출은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9% 감소했다.
앞서 유한양행 영업이익은 2019년 404억 원에서 2020년 1160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조욱제 사장이 취임한 2021년 영업이익은 486억 원으로 축소됐고 지난해까지 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이익이 줄어든 까닭에 대해 라이선스 수익이 감소한 반면 연구개발비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유한양행은 여러 신약개발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약개발 품목 중 가장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바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이름 레이저티닙)'다. 유한양행은 현재 미국 얀센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이름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은 올해 5월 끝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앞서 렉라자 단독요법 임상3상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국내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해 허가 변경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밖에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위무력증 치료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도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조 사장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집합) 등 새로운 치료제 분야에서도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기술 격차가 작은 마이크로바이옴시장 공략에 힘쓰는 중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기업 에이투젠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조만간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신약개발이 유한양행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바라본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렉라자 국내 1차 치료제 확장 승인이 진행된다면 유한양행 매출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다"며 "렉라자 이외에도 다양한 후보물질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약개발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조 사장은 반려동물 관련 펫사업과 웨어러블 치료기기,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 등을 육성 종목으로 선택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다방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6년까지 유한양행을 매출 기준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유한양행 매출 규모를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해 4조 원대에 진입시켜야 한다.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회 연임이 가능하다. 2021년 3월 대표에 오른 조 사장은 연임이 확정될 경우 2027년 3월까지 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기반 기술을 확장함으로써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