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수판매 급감을 막기 위해 60개월 무이자할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국내에서 36개월 무이자할부를 시작한 데 이어 1년2개월여 만에 무이자 할부기간을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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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12월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미디어 데이에서 곽진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7월 내수판매 급감을 막기 위해 60개월 무이자할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60개월 무이자할부 판매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적용대상이 현대차의 주력차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다.
적용대상 차종은 2015년형 그랜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2016년형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2015년형 제네시스(DH) 등 5종이다.
무이자 할부기간이 늘어날수록 금융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현대차가 내수시장을 지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로 판매를 늘렸지만 하반기에 신형 그랜저가 나오기 전까지 이렇다 할 신차가 없어 7월부터 판매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쏘나타 등을 대상으로 이미 36개월 무이자할부를 진행했던 만큼 개별소비세 인하정책마저 끝난 상황에서 더욱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60개월 무이자할부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반면 현대차가 안아야 할 비용부담은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DH)는 7일 후속모델인 제네시스 G80 출시를 앞두고 있고 그랜저 역시 이르면 11월 신형 그랜저가 나온다.
쏘나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은 점도 현대차가 고육지책으로 60개월 무이자할부를 시작한 원인으로 꼽힌다.
쏘나타는 6월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에 중형세단 판매 1위를 내줬다.
6월에 SM6는 7027대, 쏘나타는 8768대 팔렸지만 쏘나타 판매량에서 택시모델이 2천 대가량 차지했다. SM6 택시모델이 아직 판매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SM6가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이다.
SM6는 3월에 출시돼 6월까지 모두 2만7천여 대가 팔리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GM의 신형 말리부도 6월에 6310대 판매되며 쏘나타를 바짝 추격했다. 이는 2011년 10월 말리부가 국내에 출시된 이래 최대 판매량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18년 만에 무이자할부 카드를 꺼냈다. 현대자동차는 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 이후 무이자할부를 실시하지 않았다. 1997년 이전엔 무이자할부 기간이 12개월로 짧았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주력차종에 대해 60개월 무이자할부를 진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