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펼치는 경영권 공세에서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공세를 지원해온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유탄을 맞을 수 있는 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치매약을 복용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영권 분쟁의 명분도 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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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흔들기 위한 공세의 날카로움이 무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곁에서 경영권 공세를 사실상 지휘해온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고문이 검찰에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 고문은 2008년 6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해 2011년 3월까지 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민 고문이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향한 저격수 역할을 해 온 만큼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위한 전략과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동안 치매약을 복용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명분도 힘을 잃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롯데그룹의 후계자임을 주장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반격의 기회로 삼아 경영권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수사가 시작 된 이후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과 세 번째 표대결을 펼쳤으나 또 패했다.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5대관계사 등은 여전히 신 회장에 대한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수사가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검찰의 수사결과 신동빈 회장의 배임 혐이 등이 밝혀져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표대결에서 패하고 난 뒤 9월 정기주총 이전에 임시주총을 소집해 다시 한 번 표대결을 펼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신 전 부회장은 6월30일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법조계와 학계, 금융계 인사에 대한 추가로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장, 울산지검장 등을 지낸 남기춘와 변호사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다양한 학계 금융계 인사들이 영입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추가로 소송을 제기해 신동빈 회장을 더욱 압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최소한 신동빈 회장이 1차 소환된 다음에 추가로 조취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의 민사 소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