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기자 ks.lee@businesspost.co.kr2022-1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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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I는 13일 ‘2023 ESG 및 기후 트렌드’ 보고서에서 세계주가지수(MSCI ACWI) 편입기업들의 예상 시장 가치를 세계 산업 분류 표준(GICS)으로 나눠 평가했다. 그 결과 지구 평균 기온 5도 상승(붉은 선) 때의 시장 가치 손실이 1.5도상승(파란 선) 때보다 최대 200%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전력회사, 부동산, 소비재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현지시각 13일 ‘2023 ESG 및 기후 트렌드’ 연례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MSCI는 세계 최대의 지수 산출기관이자 ESG 평가기관이다.
이 보고서는 세계주가지수(MSCI ACWI) 편입기업들의 예상 시장 가치를 세계 산업 분류 표준(GICS)으로 나눠 평가했다.
그 결과 지구 기온이 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5도 더 높아지면 1.5도 더 높아질 때보다 기업들의 시장 가치 손실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력회사, 부동산, 소비재 산업은 열대성 사이클론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들 산업의 시장 가치 손실은 5도 상승 때에 1.5도 상승 때보다 최대 2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인류가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세기말에 지구 평균기온이 5도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1.5도 이상 상승하면 폭우, 가뭄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훨씬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MSCI는 10월 발표한 넷제로트래커 보고서에서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만으로도 2026년 12월에 '탄소예산'이 소진된다고 분석했다.
탄소예산이란 ‘1.5도’ 상승 제한까지 남아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즉 이보다 더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할 수 없다. 현재 남은 탄소예산은 연구에 따라 3320억~3800억 톤인 것으로 추정된다.
▲ 2022년 9월 허리케인 피오나가 캐나다 동부의 대서양 연안을 강타하면서 수십만 가구가 정전됐다. <연합뉴스>
MSCI는 기업과 정치권에 기후적응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분석에 따르면 기후적응에 투자되는 1달러가 창출할 수 있는 순 경제적 이익은 2~10달러 즉 투자금의 2~10배에 이르렀다.
MSCI는 세계은행과 빌 게이츠의 에너지 벤처 펀드가 담수화 기술과 동적 계류 시스템과 같은 적응 조치에 자금을 대는 것을 기후적응 투자의 사례로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주가지수 편입기업 중 적응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은 4분의 1 미만의 기업인 것으로 추정됐다.
MSCI는 기업들의 위험 이전을 위해 홍수 방지 등 구조적 조치를 비롯해 보험 상품 가입 등 기후적응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 보고서는 이밖에도 공급망 혁신, 지배구조 변화, 규제 대응, 노동환경 변화 등 ESG 관련 32개 주요이슈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