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스마트폰시장의 정체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3분기부터 엔화 상승의 반사이익을 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가 확실한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의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이전 모델의 판매가 부진해 전체 물량은 변동이 없다”며 “주요 부품공급사인 삼성전기의 실적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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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2분기에 매출 1조6060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동부증권의 기존 전망치보다 64.7%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S7 시리즈와 중저가의 갤럭시J 시리즈에 모두 부품원가를 절감해 수성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런 성과로 스마트폰사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부품공급을 통해 올리는 수익이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어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과 통신모듈, 기판사업에서 세계 부품업체들이 난립해 경쟁이 치열해지며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고부가 부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사업전망이 밝아지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삼성전기 전체매출에서 30%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전 세계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에서 삼성전기는 20% 정도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경쟁업체는 무라타와 TDK, 타이요유덴 등 일본업체다.
최근 글로벌 경제변동에 따라 엔화가치가 급등하고 있어 삼성전기가 가격경쟁력을 갖추며 공급처를 확대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공급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TV 등에 탑재된다. 향후 전기차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성장전망이 밝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가 유지되며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익성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3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변동에 따른 수혜가 삼성전기의 기존 사업부문 부진을 만회하는 데 그치고 미래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업황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는 신규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기업가치를 증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