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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KDB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하던 도중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론 등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관리를 부적절한 인사들에게 맡겼다는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전직 부행장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연속으로 맡았는데 이들은 대규모 분식회계에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김유훈·김열중 전 산업은행 부행장들을 다음달 초소환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와 분식회계 문제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009년부터 재무본부장 부행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해 왔다. 김유훈 전 부행장이 2009년 3월~2012년 2월, 김갑중 전 부행장이 2012년 3월~2015년 2월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했으며 김열중 전 부행장이 2015년 3월부터 재임하고 있다.
김유훈 전 부행장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재임기간에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는데 남 전 사장은 개인비리 외에 수조 원대의 분식회계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열중 전 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로 부임한 이후 회계부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갑중 전 부행장은 지난 25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갑중 전 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했던 2012년~2014년 일어난 5조4천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책임자로 지목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분식회계를 통해 2013~2014년 임원 성과급 65억 원을 부당으로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2~2014년 금융기관으로부터 40조 원 규모의 ‘사기대출’을 받은 정황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자회사의 경영을 감독한다는 명분 아래 전직 부행장들을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해 왔지만 이들이 회계사기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들 외에 다른 산업은행 전현직 인사들까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와 분식회계 문제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검찰이 지난 8일 산업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남상태 전 사장의 재임시절에 벌어진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실태와 자회사 급증에 따른 경영비리 발생 가능성 등을 상당부분 인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남상태 전 사장이 산업은행 고위임원 등을 대상으로 사장 연임과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를 숨기기 위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