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가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 회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저가 라인업 역량을 모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사업전략이 시장경쟁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대로 하락했으나 올해 1분기 24%까지 올랐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영업이익률도 1분기 14%로 7분기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분기 스마트폰사업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IM부문이 낼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5천억 원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인 16%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부진한 흐름 속에서도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끌어올리며 차별적 실적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배경은 과감하게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J 시리즈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데 있다고 송 연구원은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둔화로 예전만큼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초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와 갤럭시J시리즈를 재편해 새 모델로 내놓는 전략을 썼다.
갤럭시J 시리즈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 이어 선진시장에서도 주목받자 과감하게 갤럭시J시리즈에 역량을 집중하고 제품 라인업과 출시국가를 확대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성능에 낮은 가격을 앞세운 스마트폰으로 공세를 강화하자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갤럭시A 시리즈보다 10만 원 대인 갤럭시J 시리즈에 집중한 것이다.
갤럭시J 시리즈는 낮은 가격만큼 부품사양이 낮다. 하지만 고성능 게임 등을 구동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체감성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크게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요소인 카메라성능과 디자인에서 갤럭시J를 프리미엄 제품과 차별화하지 않았다. 갤럭시J3에 800만 화소, J5와 J7에 13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된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 J시리즈는 기존 A시리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출시된 라인업”이라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회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에서 카메라모듈과 올레드패널, 배터리 등을 공급받아 탑재한다. 이런 수직계열화의 성과로 부품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의 흥행 때문만은 아니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J 시리즈가 물량증대 효과로 삼성전자 IM부문의 수익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며 “영업이익 상승의 중심에 서있다”고 관측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둔화는 세계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애플과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가 다시 경쟁력있는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제품의 흥행을 낙관할 수 없다.
결국 인도와 아시아 등 저가제품의 인기가 높은 신흥 스마트폰시장의 빠른 성장에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길은 갤럭시J와 같은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
|
|
▲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 |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고전하자 주요 외신과 증권사는 외형을 축소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해 수익을 방어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입지회복에 힘쓰며 중저가 라인업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에 힘써왔다.
이런 성과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당분간 꾸준히 견고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 회복에 갤럭시S7의 성공보다 중저가 라인업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기초체력 향상의 영향이 크다”며 “IM부문 영업이익이 전사 수익성을 내년까지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00달러 미만 저가 스마트폰 판매비중은 2년 전 42%에서 현재 58%까지 늘어났다”며 “하지만 원가절감능력과 제품경쟁력이 이전보다 강해져 수익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