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주식이 2023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TSMC 주식보다도 비싸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반도체 기업은 PER이 높을 때 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 황인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TSMC의 파운드리 같이 삼성전자는 대체하기 어려운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황인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워런 버핏이 샀다는 TSMC의 2023년 예상 PER(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은 12.9배로 삼성전자의 14.8배보다 낮다”며 “TSMC 주식이 삼성전자보다 싸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순이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된다. PER이 높을수록 고평가,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의 과거 12개월 평균 기준 PER은 9.83배 수준이다. 하지만 2023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내년 예상 PER을 계산하면 14.8배까지 높아진다.
반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올해 3분기 약 41억 달러(약 5조 원)를 사들인 대반 반도체기업 TSMC는 2023년 기준 예상 PER이 12.9배로 과거 12개월 기준 14.35배보다 낮다. TSMC의 최근 5년 평균 PER 20배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는 TSMC는 삼성전자와 달리 2023년에도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TSMC의 현재 주가는 중국 리스크 부각, 반도체업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최고점 대비 45.37% 하락해 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최고점 대비 하락률 37.4%)보다도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TSMC보다도 비싸지면서 투자할 요인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이클의 등락으로 업황이 악화되면 이익이 급격히 줄어 PER은 비싸 보인다”며 “메모리 주식은 고PER에 사라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진단했다.
즉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돼 PER이 높아진 시기에 사서 2021년이나 2022년 상반기처럼 반도체 업황이 개선돼 PER이 낮아진 시기에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줄여 반도체 업황을 개선할 여지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처럼 적극적으로 공장 가동률을 조절한다면 발생 가능한 미래의 수익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빠른 반도체업황 개선을 바라는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00조 원이 넘는 순현금을 활용해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 저평가를 해소함과 동시에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황 연구원은 “불투명한 경기전망에도 TSMC가 싸 보이는 것은 가격 결정력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며 “하지만 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