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1-17 10: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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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가 TSMC를 매수한 이유는 ‘좋은 가격이 된 좋은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7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인 TSMC가 ‘좋은 기업(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좋은 기업인 TSMC의 2022년 주가 하락폭은 역대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7일 버크셔해서웨이가 TSMC를 매수한 이유를 두고 ‘좋은 가격이 된 좋은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TSMC는 최근 ‘OIP 3D패브릭 얼라이언스(TSMC와 19개 기업들의 파트너십)’를 발표했다. 이는 고객의 3D IC 설계 채택 및 생산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TSMC의 3D패키징 기술을 더 빨리 확산시키기 위한 반도체연합체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참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육성 의지에도 아직은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반면 TSMC의 2022년 주가 하락폭은 역대 최악이었다.
대만 증시에서의 TSMC는 12개월 고점 대비 낙폭이 2008년 당시 금융위기 수준만큼 하락했다. 게다가 미국 증시에서 발행한 ADR(주식예탁증서)기준으로는 금융위기 때보다도 낙폭이 컸다.
같은 기준으로 본 삼성전자 주가의 낙폭은 금융위기 때에 비하면 훨씬 양호했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큰 폭의 하락 = 좋은 가격’의 공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가격일 수도 있겠다는 고민은 충분히 해봐야 할 수준이 된 셈이다.
TSMC는 현재 중국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에 대한 입장은 매우 확고하며 최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때도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이와 관련해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많다. 대만 문제를 절대 양보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의 제재가 부담되는 것도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이 부담되는 현실을 외면하고 대만 문제에만 몰두해 이를 심각하게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TSMC는 지역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2021년에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그 외에도 독일, 싱가포르 등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하 연구원은 “TSMC의 생산지역 다변화가 계속될수록 TSMC의 중국 리스크는 조금씩 완화될 수 있다”이며 “TSMC의 중국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가는 것이라면 TSMC는 ‘큰 폭의 하락 = 좋은 가격’의 공식이 성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