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한 달 사이 9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27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03조7512억 원으로 9월 말보다 8조8522억 원 증가했다.
▲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27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9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기대면서 은행권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 24조 원 증가한 이후로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은 5조8592억 원 늘어 전체 증가액의 66%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2조9930억 원 늘었다.
올해 들어 27일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증가한 기업대출은 67조8633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 폭(60조2596억 원)을 넘어섰다.
은행권의 기업 대출은 당분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채권시장 자금 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만큼 결국 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에서도 유동성 규제 기준을 낮춰주는 등 은행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기업대출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이날 내놓은 ‘기업대출 부실징후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대출금액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상환능력은 크게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다른 17개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을 제외한 16개 국가 기업의 DSR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소폭 감소하며 상환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DSR은 오히려 늘면서 상환능력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