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0-25 10: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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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펫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정부의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장비 수출 제한을 놓고 ‘필연적 조치’라고 바라봤다.
24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연례 테크라이브 콘퍼런스에 참가해 “반도체 기업이 특정 고급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팅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에 사용되는 장비를 수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제한 조치는 필요했던 변화의 일부”라고 말했다.
▲ 팻 겔싱어 인텔 CEO.(사진)가 중국을 향한 반도체장비 수출제한은 필연적 조치라고 바라봤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공급망의 재조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7일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 수출 제재를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핀펫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나노 내지 14나노)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인공지능이나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일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도 금지된다.
겔싱어 CEO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대만은 반도체 기술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불안정하다”며 “세계는 지리적으로 균형 잡히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의 발언은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로 되찾으려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의 본거지이며 아이폰 조립사인 폭스콘, PC 제조업체인 에이서, 아수스 등도 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만큼 대만의 지정학적 문제로 TSMC의 반도체 경쟁력이 약해지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겔싱어 CEO는 미국이 반도체 제조 점유율을 현재 12%에서 2030년 30%까지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반도체 제조 점유율이 현재 10% 미만에서 20%까지 증가한다면 아시아 점유율은 80%에서 50%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겔싱어 CEO는 “오늘날 반도체 공급망이 남중국해 주변에 구축되는 데 30년이 걸렸는데 최근 발표된 반도체지원법은 이러한 추세를 뒤바꾸는 첫 단계일 뿐”이라며 “향후 50년은 석유보다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