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보릿고개’를 넘어가기 위해 전기차 성장세에 발맞춰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힘을 주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디스플레이 불황을 넘어가기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사업 확대에 탄력을 붙여 나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상태를 운전자에게 알리는 것을 넘어 각종 콘텐츠를 보여주는 역할까지 더해지면서 크기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화면 면적이 현재 수준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1분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0인치 이상 디스플레이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도 이런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10인치 이상 고급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다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고급형 차량으로 갈수록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대형화되고 있다”며 “또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디스플레이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0인치 이상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20% 가량을 나타내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2020년 기준 91%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3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를 기존 88억 달러에서 95억 달러로 최근 상향조정했다. 이례적으로 단기 전망치를 조정해야 할 정도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생산 판매 위축이 정상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다임러 벤츠, BMW, 현대차 기아, 토요타, 혼다, 테슬라, GM 등 손꼽히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전장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면서 고객들과 전략적 관계를 쌓은 바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쉽게 휘어지도록 디자인 할 수 있는 플라스틱 올레드(POLED)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운전자의 시야에 맞춰 휘어진 커브드(Curv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해야 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는 극한의 자동차 운행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올레드 기술을 2014년부터 개발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차량용으로 만들어 양산해오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디스플레이보다 마진이 5배가량 높아 수익성을 방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자동차용 올레드 기술을 IT세트에 적용하면 긴 수명과 높은 휘도를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성도 좋아 앞으로 열릴 확장현실(XR) 기기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호영 사장으로서는 글로벌 TV와 IT세트시장의 불황으로 LG디스플레이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만큼 수익성과 확장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7600억 원 가량을 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이런 부진이 4분기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이 10조4062억 원, 순차입금의존도는 27.2%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 말과 비교해 순차입금은 22.9% 늘었고 순차입금의존도는 5%포인트 높아졌다. 대규모 올레드 투자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 의존도가 35%를 넘어서게 되면 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는 3조3천억 원의 중소형 올레드 투자까지 현재 진행하고 있어 잉여현금흐름 창출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호영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는 데다 TV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이런 기조가 급격하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LG디스플레이의 재무적 상태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